종각역 문화역사철도 리모델링

밝고 산뜻한 종각역
지하는 어둡고 습하고 춥다. 오랜 진화의 끝에서 어둠과 습기와 추위를 두려워하게 된 우리는 지하공간이 달갑지 않다. 지하철은 태반이 땅에 묻힌 덕에 도심의 교통난을 해소하는 일등공신이지만, 이동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가고 싶지 않은 공간이다. 우리가 인지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상을 보내는 지하철이, 지하공간으로 느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변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으로 제안공모는 시작되었다.

우리는 서울시 도심공간의 상징이자 대중교통 역사의 시발점인 종각의 지하에, 지상에 버금가는 쾌적한 빛, 자연, 문화와 편의시설을 갖추고 장소성으로 기억 되는 공공공간을 조성하고자 했다. 종각역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열차에 오르는 순간까지, 그리고 열차에서 내려 지상공간으로 나가는 구간에 걸친 이용객의 체험이 밝고, 따뜻하고, 생기 넘치며 거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출입구 캐노피
캐노피는 대부분이 지하에 묻힌 공간의 지상구조물인 까닭에 역사의 이미지를 만들고 입구를 인지시키는 마커(Marker)가 된다. 그래서 캐노피 디자인은 역사 리모델 링에서 특히 중요하고 상징적인 작업으로 보았다. 더군다나 보신각과 연접하는 종각역의 4번출구는 문화재와의 연대라는 또 하나의 과제를 안고 있었다. 보신각이 종각으로서의 기능과 조선이라는 시대성을 드러내듯이 출입구 캐노피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혀 다른 기능과 시대성을 전혀 현저히 작은 스케일에서 드러내고자, 상하가 반전된 지붕, 즉 역삼 각형을 이루며 보신각과 대비되며 이질적이고 현대적인 조형성을 부각하도록 했다. 지붕의 처마가 닫힌 형태가 아니라 외부로 열린 형태라 출구를 나가며 보신각을 향한 시야가 온전히 확보된다.

캐노피 하부 확산판과 루버 핀(fin)은 지하철 이용객을 안전하게 내부로 인도하며 주변을 밝혀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분위기를 연출한다. 전통건축의 처마로 읽힐 수 있으며 스테인리스스틸의 정제된 질감과 조명의 온화함이 더해져 긍정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특화공간
종각역의 대합실은 이미 70%정도 리모델링이 진행된 상태. 대합실의 대부분은 개찰구, 통로, 수직동선 및 기능실로 분주하지만 일부 구간은 규모에 비해 쓰임이 적은 채로 남아있었다. 이런 유휴공간(태양의 정원 연계 특화공간)을 통과하는 이용객이 쉬고 머물며 재충전하고 문화적 체험에 노출될 수 있는 가변적이고 쾌적한 공간을 계획하였다.

지상공간의 쾌적함을 재현하기 위해 캐노피 하부처럼 루버와 확산판을 이용한 면 광원을 도입해 천장 전체가 유사 자연광의 조도를 유지하며 낮처럼 빛나도록 했다. 금속재질의 벤치를 공간 스케일로 설치해 통과동선을 구획해 주고 개인정비 및 휴게 공간을 확보하였다. 벤치와 인접한 통로의 넓은 벽면으로는 미디어월을 구성해 쉬고 머무는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한다. 유휴공간이 필요시에는 시민참여가 가능한 문화체험, 정보교류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장식적이거나 이벤트성의 설치물 사용은 배제하였고, 바닥에 미미한 빛의 그리드를 두어 영역성과 공간감만을 표현하였다.

승강장
지하철 승강장은 우리가 매일 이동하며 부지불식간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는 공간이다. 승하차와 이동, 대기가 주요 이벤트지만 자판기나 간이매점을 이용해 식음과 휴게도 이루어지고 광고나 정보통신을 이용한 정보습득도 일어나는 의외로 복잡하고 복합적인 장소다. 지상의 쾌적함과 함께 요소들의 단순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종각역의 승강장은 낮처럼 밝은 가운데 금속의 견고하고 산뜻한 이미지가 지배하도록 했다. 캐노피나 대합실 하부와 마찬가지로 금속성 루버와 면 광원이 천장면 전체를 밝히고, 깨끗한 금속재질의 면으로 마감될 벽은 정보체계와 편의시설을 아우르는 스마트월이 되어 지금의 어수선한 사이니지를 정리해주도록 하였다.

스마트월은 편의시설, 안전시설, 식재, 인포패널 등이 융합되어 가뜩이나 좁은 승강장 바닥 공간 점유를 최소화하고 벽면의 활용성을 높이도록 했다. 태양의 정원, 특화공간, 그리고 지상 보신각 오픈 스페이스의 자연광과 녹지 개념을 확장해 시민들의 생활공간이 밝고 깨끗하고 안전한 공간이 되도록 계획하였다.

지하철역 시범역사 리모델링과 4호선 문화역사 리모델링을 거쳐 세번째로 진행되는 금번 리모델링 사업이 완공되는 순간까지 섬세하고 치열한 계획과 집행으로 오래오래 사랑받는 역사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텍스트 - 이경재


분류  서울교통공사설계공모당선(1등)
협업  이로재이도시건축
설비  한일MEC (전기/기계/소방/통신)
참여
  이민기, 양진영, 박현진, 양나연, 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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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서울시 중구 종로 55 종각역
용도  교통시설
범위  승강장, 대합실, 특화공간, 입구캐노피
면적   3,383 ㎡
규모  지상 1층 / 지하 2층
구조  RC + SC
재료  스테인리스스틸 패널, LED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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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대한건축학회, 프로젝트리포트 ︎︎︎
대한경제, 지하철1호선 역사 리모델링 ︎︎︎

Seoul Metro Jong-gak Station Renewal



(description on the way)
TYP    Design Competition Winner
Partnership  Iroje Architects & Planners (E:UA)
Team   Lee Min Ki,  Park Hyun Jin, Jeong Si Hyun
Consultants   Han-il MEC Eng. Consultants
Contractor   T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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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tion   Seoul, Korea
Use   Metro Terminal
GFA    3,3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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